갑작스러운 눈의 통증과 시력 저하, 혹시 급성녹내장은 아닐까요? 방치하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응급 안질환, 급성녹내장의 대표적인 초기증상과 골든타임을 지키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소리 없이 찾아오는 실명 위협

우리 눈은 세상을 바라보는 소중한 창입니다. 하지만 이 창문이 예고 없이 서서히 닫히고 있다면 어떨까요? 녹내장은 바로 그런 질환입니다. 특히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대부분의 녹내장은 환자 스스로가 이상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진행됩니다. 많은 분들이 ‘급성녹내장’의 극심한 통증과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만을 떠올리지만, 사실 녹내장의 더 무서운 얼굴은 바로 이 ‘침묵’ 속에 있습니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점차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입니다. 마치 어두운 터널 속에서 바깥을 보는 것처럼 주변부부터 시야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하죠. 초기에는 한쪽 눈에 녹내장이 발생하더라도 반대쪽 눈이 보완 작용을 하고, 뇌 역시 사라진 시야 정보를 스스로 채워 넣으려는 경향이 있어 일상생활에서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내가 무언가를 못 보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계단을 헛디디거나, 운전 중 옆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물체에 놀라는 일이 잦아졌다면 이미 시야 결손이 상당히 진행되었을 가능성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녹내장으로 인한 시신경 손상은 한번 진행되면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시신경, 서서히 죽어가는지도 모른 채
녹내장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안압(눈의 압력) 상승입니다. 안압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 높아지면 눈 가장 안쪽에 있는 시신경을 압박하고, 혈액 공급에 장애를 일으켜 시신경이 서서히 죽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안압이 아주 급격하게 오르는 급성 폐쇄각녹내장을 제외하면, 만성적인 안압 상승은 어떠한 통증이나 자각 증상도 유발하지 않습니다. 마치 혈압이 조금 높다고 해서 우리가 매 순간 그 압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더욱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는 안압이 정상 범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정상안압녹내장’의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이는 안압 외에도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의 장애나 유전적 요인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안압이 높지 않으니 증상은 더욱 없고, 스스로 녹내장일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침묵의 살인자’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결국 시야가 답답하고 중심 시력마저 흐려져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시신경의 80~90%가 손상된 말기 상태인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급성’과 ‘만성’, 이름은 비슷해도 양상은 다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듣는 ‘급성녹내장’은 무엇이 다를까요? 같은 녹내장이지만, 그 양상은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만성 녹내장이 조용한 암살자라면, 급성녹내장은 요란한 테러리스트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아래 표를 통해 두 녹내장의 차이점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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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개방각녹내장 (The ‘Silent’ Type)
가장 흔한 형태의 녹내장으로, 눈 속 방수(눈의 형태를 유지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액체)가 빠져나가는 길(섬유주)이 서서히 막히면서 안압이 점진적으로 상승합니다. 수년에 걸쳐 매우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 중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습니다. 시야가 매우 좁아진 말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이상을 감지하게 되며, 정기 검진을 통해서만 조기 발견이 가능합니다. -
급성 폐쇄각녹내장 (The ‘Sudden’ Attack)
방수가 빠져나가는 통로가 갑작스럽게 완전히 막히면서 안압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응급 질환입니다. 안구의 통증은 매우 극심하여 두통, 메스꺼움, 구토 증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불빛 주위에 달무리(무지개)가 보이는 현상, 급격한 시력 저하 등이 특징이며, 증상 발생 시 즉시 응급실을 찾아 안압을 낮추는 치료를 받지 않으면 수일 내에 실명에 이를 수 있습니다. -
경고 신호를 무시하는 위험성
급성녹내장 발작 전, 간헐적으로 눈이 침침해지거나 가벼운 두통, 안구 통증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전조증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를 피로나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기고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는 방수 유출로가 좁아져 안압이 오르락내리락하며 보내는 위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작은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실명 위기를 막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혹시 나도?’ 위험 신호를 점검하세요
녹내장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지만, 특히 더 주의가 필요한 고위험군이 있습니다.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거나, 40세 이상인 경우,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전신 질환을 앓고 있는 분, 고도 근시를 가진 분, 또는 과거에 눈을 다친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녹내장 발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습니다.
안타깝게도 녹내장을 예방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여 안압을 조절하고 시신경 손상의 진행을 늦추는 것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40세 이상이라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눈 건강을 지키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안압 측정, 시신경 검사, 시야 검사 등 정밀한 검사를 통해 나의 눈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소리 없는 위협’으로부터 소중한 시력을 지켜내시길 바랍니다.
꼭 알아야 할 대표적인 증상

만성 녹내장이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 불리며 서서히 시야를 좁혀오는 것과 달리, 급성 녹내장은 매우 갑작스럽고 극심한 증상과 함께 찾아옵니다. 마치 눈 속에서 비상벨이 울리는 것과 같죠. 안구 내의 압력, 즉 ‘안압’이 짧은 시간 안에 위험한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안압의 급상승은 우리 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시신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어, 초기 증상을 정확히 알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래에 설명해 드릴 증상들은 단독으로 나타나기보다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그리고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방치하면 위험한 급성 녹내장의 경고 신호
급성 녹내장은 안구 내 방수(눈의 형태를 유지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액체)의 배출 통로가 갑자기 막히면서 발생합니다. 배출되지 못한 방수가 계속 쌓이면서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고, 이는 아래와 같은 뚜렷한 전조증상들을 유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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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안구 통증과 두통
가장 대표적이고 환자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증상입니다. 눈을 도려내는 듯한, 혹은 눈알이 빠질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이 갑자기 시작됩니다. 이 통증은 눈에만 머무르지 않고 같은 쪽 머리까지 퍼져나가 심한 편두통이나 전체적인 두통을 유발합니다. 일반적인 두통과는 강도와 양상이 다르며, 진통제를 복용해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처음에 눈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신경과나 내과를 먼저 찾는 경우가 있는데, 극심한 두통과 함께 눈의 이상이 느껴진다면 반드시 급성 녹내장을 의심해야 합니다. -
급격한 시력 저하와 흐릿한 시야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 전체가 뿌옇고 흐릿하게 보입니다. 높아진 안압이 각막을 붓게 만들어(각막 부종) 빛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평소보다 사물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거나, 안경 도수가 갑자기 맞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시력 저하의 속도가 매우 빨라, 몇 시간 만에 시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환자 스스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
불빛 주위 달무리 또는 무지개 현상
전등이나 가로등 같은 불빛을 바라볼 때, 그 주위로 동그란 무지개나 달무리 같은 빛 번짐이 보이는 증상입니다. 이는 앞서 설명한 각막 부종 때문에 빛이 산란되면서 나타나는 매우 특징적인 증상 중 하나입니다. 밤에 운전하거나 가로등을 볼 때 평소와 다른 빛 번짐이 뚜렷하게 보인다면 즉시 안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자극을 받아 소화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한 안구 통증, 두통과 함께 속이 울렁거리고 메스꺼움을 느끼거나 실제로 구토를 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급성 녹내장을 급체나 위경련, 뇌혈관 질환 등으로 오인하여 응급실 내원 후 안과 진료로 이어지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눈의 통증, 시력 저하와 함께 이유 없는 구토 증상이 동반된다면 절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
충혈된 눈과 단단해진 안구
안압이 높아지면서 눈의 혈관들이 확장되어 눈의 흰자위가 빨갛게 충혈됩니다. 또한, 정상적인 눈은 만졌을 때 적당한 탄력이 느껴지지만, 급성 녹내장 발작 시에는 안압 때문에 안구가 돌처럼 단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동공이 커지고 빛에 대한 반응이 느려지는 동공 산대 현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위에 언급된 증상 중 하나라도 갑작스럽게 나타났다면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영구적인 시신경 손상으로 이어져 실명에 이를 수 있습니다. 특히 통증, 시력 저하, 구토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즉시 가장 가까운 안과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나는 고위험군일까? 자가진단

‘나는 괜찮겠지’라는 막연한 생각, 급성녹내장 앞에서는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급성녹내장은 이름처럼 갑작스럽게, 그리고 매우 위급하게 찾아오는 눈의 응급질환입니다. 안압이 순식간에 급상승하여 시신경을 손상시키고, 단 며칠 만에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급성녹내장은 특별히 위험성이 높은 ‘고위험군’이 존재합니다. 아래 항목들을 꼼꼼히 살펴보며, 나의 눈 건강 상태를 점검해 보세요. 이것은 의학적 진단이 아니지만, 내가 안과 검진에 더 신경 써야 하는지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급성녹내장 고위험군 자가진단 리스트
아래 리스트 중 2개 이상 해당된다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안과에 방문하여 정밀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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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상, 특히 여성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 눈의 수정체는 점차 두꺼워지고 앞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눈 안의 액체(방수)가 빠져나가는 길인 ‘전방각’이 좁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해부학적으로 전방의 깊이가 얕은 경우가 많아 급성 폐쇄각녹내장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노화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눈 건강에 있어서는 중요한 위험 신호일 수 있습니다. -
가족(부모, 형제)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습니다.
녹내장은 유전적 요인이 매우 큰 질환 중 하나입니다. 가족력이 있다는 것은 단순히 같은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을 넘어, 눈의 해부학적 구조(짧은 안구 길이, 좁은 전방각 등)를 물려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직계 가족 중에 녹내장으로 치료받고 있거나 진단받은 분이 있다면, 나는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안압과 시신경 상태, 전방각의 넓이를 확인해야 합니다. -
원시(돋보기 안경)가 있어 가까운 글씨가 잘 안 보입니다.
근시와 원시는 단순히 시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눈의 구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보통 ‘원시’는 안구의 길이가 정상보다 짧은 경우에 발생하는데, 안구 길이가 짧으면 눈 내부의 공간도 상대적으로 좁아져 방수가 배출되는 통로인 전방각이 좁을 확률이 높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원시가 있었다면, 나이가 들며 수정체가 두꺼워질 때 급성녹내장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단순 노안으로 생각했던 증상이 사실은 위험 신호일 수 있습니다. -
감기약, 수면제, 항우울제 등 특정 약물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복용하는 일부 약물이 급성녹내장을 유발하는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특히 항콜린성 약물이나 교감신경 흥분제 계열의 약물(일부 종합감기약, 알레르기약, 멀미약, 위장약, 항우울제, 파킨슨병 치료제 등)은 동공을 확장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동공이 커지면 홍채가 주변부로 밀려나가면서 가뜩이나 좁았던 전방각을 완전히 막아버려 안압을 급격히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약물 복용 전 반드시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하고, 안과 질환 여부를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
어두운 곳에서 책을 보거나 스마트폰을 하면 눈이 뻐근하고 두통이 생깁니다.
어두운 환경에서는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이기 위해 우리 눈의 동공이 자연스럽게 커집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동공이 커지면 전방각이 좁아질 수 있습니다. 만약 구조적으로 이미 전방각이 좁은 사람이 어두운 곳에서 근거리 작업을 오래 할 경우, 일시적으로 안압이 오르면서 가벼운 안통, 두통, 침침함 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급성녹내장 발병 전 경고 신호일 수 있으므로 절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증상이 저절로 사라진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되며, 근본적인 위험 요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자가진단 리스트를 통해 나의 위험도를 파악했다면, 이제는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눈 건강을 지킬 차례입니다. 특히 위에 언급된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급성녹내장의 위험 요인인 ‘좁은 전방각’은 평소에는 아무런 증상을 유발하지 않다가 특정 상황에서 갑자기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미리 레이저 치료(홍채절개술) 등을 통해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정기적인 안과 검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골든타임을 지키는 응급 대처

급성 폐쇄각 녹내장(급성 녹내장)은 안압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며 시신경을 손상시키는, 말 그대로 ‘눈의 응급상황’입니다. 증상이 나타난 후 수 시간 내에, 늦어도 1~2일 안에 안압을 낮추지 못하면 시신경이 영구적으로 손상되어 실명에 이를 수 있습니다. 급성 녹내장 발작이 의심되는 즉시, 단 1분 1초도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로 향하는 것이 시력을 지키는 유일한 길입니다. 집에서 통증을 참거나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은 절대 금물입니다. 지금부터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한 올바른 응급 대처법과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들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신속하고 올바른 응급 대처법
갑작스러운 눈의 통증과 함께 두통,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면 다음 순서에 따라 침착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당황하면 올바른 판단이 어려워지고 소중한 시간을 허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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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119에 신고하거나 응급실로 이동하기
가장 중요하고 최우선으로 해야 할 행동입니다. 직접 운전하는 것은 시야 흐림과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매우 위험하므로, 반드시 119 구급차를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안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의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일반 의원이나 안과가 문을 닫은 야간, 주말에는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응급실로 직행해야 합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119에 연락하여 급성 녹내장 증상을 설명하고 진료 가능한 가장 가까운 병원을 안내받는 것이 좋습니다. -
의료진에게 정확한 증상 설명하기
응급실에 도착하면 접수 단계부터 “갑자기 눈이 빠질 듯이 아프고 머리가 아파요”, “불빛 주위로 무지개 같은 달무리가 보여요”, “속이 메스꺼워서 토할 것 같아요” 와 같이 증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이러한 전형적인 급성 녹내장 증상을 명확히 알려야 다른 질환(뇌출혈, 편두통, 급체 등)으로 오인되지 않고 신속하게 안과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
몸을 편안하게 하고 안압 상승 방지하기
병원으로 이동하거나 대기하는 동안에는 넥타이나 셔츠 단추를 풀어 목을 조이지 않게 하고, 허리를 숙이거나 엎드리는 자세를 피해야 합니다. 고개를 숙이는 행동은 안압을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등을 기대고 편안히 앉아있거나, 누워야 한다면 베개를 받쳐 머리를 심장보다 약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리적 안정을 취하고 흥분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
잘못된 대처는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드는 치명적인 원인이 됩니다. 아래 행동들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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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만 먹고 버티기
급성 녹내장으로 인한 통증은 일반적인 진통제로는 거의 조절되지 않습니다. 진통제를 먹고 통증이 잠시 완화되는 것처럼 느껴져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시신경 손상이 돌이킬 수 없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진통제는 근본적인 원인인 높은 안압을 해결해주지 못합니다. -
증상을 다른 질환으로 자가 진단하기
두통과 구토 증상 때문에 편두통, 뇌졸중, 위경련 등으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눈의 충혈, 시력 저하, 불빛 번짐(달무리 현상)이 동반된다면 급성 녹내장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섣부른 자가 진단으로 다른 과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반드시 안과적 문제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안대 착용 및 눈 마사지하기
눈이 아프다고 해서 안대를 착용하면 동공이 커져(산동) 방수(눈 속의 액체)의 흐름을 더욱 방해하고 안압을 급격히 상승시킬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또한, 통증을 줄이려고 눈을 비비거나 마사지하는 행동은 안구에 압력을 가해 상황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병원 도착 후 예상되는 치료 과정
응급실에 도착하여 급성 녹내장으로 진단되면, 의료진은 가장 먼저 약물을 사용하여 안압을 신속하게 낮추는 치료를 시작합니다. 주로 안압을 떨어뜨리는 안약을 여러 종류 점안하고, 고삼투압제(만니톨 등)를 정맥 주사하여 안구 내의 물을 혈관으로 빼내 안압을 낮춥니다. 경우에 따라 안압 하강을 돕는 약을 복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응급 처치로 안압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근본적인 원인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레이저 홍채절개술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는 레이저를 이용해 홍채에 작은 구멍을 만들어 방수가 원활하게 흐를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주는 치료법입니다. 응급 처치와 레이저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안압을 관리하고 시신경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평생의 시력 보존을 위해 필수적입니다.